자연지

중부권 물낚시는 12월초에 결빙으로 인해 마감된다

꾼은 약 3개월의 겨울동안 모든 낚시대의 절번을 분리하여

목욕탕에서 이물질을 제거하여 잘 말린 후 윤택제로 잘 닦아놓고

채비도 꼼꼼하게 점검하여 다가올 봄 산란시즌을 대비한다

그런데 

3년전인 2018년 부터 12월 년말이 되면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님의 강진 휴가에 맞추어

레전드형님들과 겨울낚시의 메카인 해남으로 출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020년 12월 중순

꾼은 여전히 낚시대와 채비를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점검은 봄 시즌 산란철 낚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겨울시즌 해남 출조를 위한 작업으로 그 목적이 바뀌었다

겨울낚시의 메카인 해남에서의 낚시

조과가 아주 좋은 편도 아니고

강풍과 때론 결빙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낚시이지만

물낚시를 즐길수 있다는 마음만으로

꾼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12월 23일 아침

일산집에서 해남 1차 목적지까지 434Km이다

"멀다"라는 생각보다는 "해남으로 간다"라는 기쁨이 크다

오전10시가 조금 넘어 1차 목적지인 고천암호 가지수로인

길호리수로 도착한다

예상했던대로 수로는 멋진 포인트를 간직하고 있다

부들이 잘 형성되어 있고

중간 중간 뗏장으로 이루어 진 포인트로 평온한 느낌이다

수로는 결빙되어 있지만 결빙 정도가 심하지 않아

약간의 시간동안 햇볕을 받으면 녹을 것 같다  

윗쪽으로도 좋은 포인트가 많이 보이지만

결빙이 녹으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것 같고

주차 편하고 포인트 접근이 용이한 자리를 선택한다

결빙이 해소된 끝자락에 뗏장이 약간 자리하고 있고

내려가기 안전한 장소를 꾼의 포인트로 정한다

북서풍이 다소 부는 상황이지만

뒷바람성 옆바람이라 괜찮을 듯 하고

발판좌대로 장비를 펼치니 안전하게 낚시할 수 있을 것 같다

굿바디 히트 2.6~4.8칸 12대를 펼쳐 뗏장 언저리에도 찌를 세우고

수로 가장 자리에도 찌를 세운다

욕심을 마음껏 부린다

물색은 중간 정도이고 바닥 걸림은 전혀 없다

수심은 1m 40cm 전후로 일정하다

꾼의 채비

찌는 오월이 슬림찌를 사용하였고

원줄은 세미플로팅 4호, 목줄은 합사 2호(18cm), 외바늘 벵에돔 6호로 채비하였고

봉돌은 유동황금봉돌과 스위벨을 사용하여 분할봉돌채비를 하였다

미끼는 입질용미끼만 준비한다

지렁이 글루텐 죽은새우까지 총 동원하여

해남 붕어를 유혹해 볼 생각이다

바람과 밤낚시의 기온하강을 대비하여 텐트까지 설치하니

전라도 출조 1일차 낚시 준비가 끝난다

오후 낚시를 해 보니 약간 불안하다

붕어의 움직임도 없을 뿐더러 그 어떤 생명체의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본류에서 수로로 붕어가 올라오지 않은 것인가?

오후에 도착한 형님들도 입질은 없는 것 같다

새벽1시까지 자리를 지키며 찌불을 응시하지만

한번 던져진 찌는 움직임 자체가 없다

수로낚시 특성상 밤낚시보다는 오전낚시가 대세이기에

아침 6시부터 미끼를 교체하고 찌불을 응시한다

해는 이미 높이 떠 올라 수로의 물온도를 상승시키지만

현재까지도 생명체의 움직임은 없다

"이 수로에서 붕어 만나기는 틀린가벼"

형님들과 긴급논의가 이어진다

"수로에 붕어가 붙지 않았으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팔묜(권석구) 형님의 예전 기억을 소환하고

강진에 도착해 있는 성대표님의 조언에 따라

붕어 나올만 한 곳을 여러 곳 탐색한다

연호수로와 진도의 수로 그리고 몇 군데의 소류지를 탐색한 결과

전라도 출조의 2차 목적지는 진도의 수로로 결정된다

길호리수로에서 진도 수로까지 거의 60Km 인지라

꾼은 서둘러 진도대교를 건너 수로를 향한다

진도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수로

부들이 잘 분포되어 있으나 수심이 90cm 전후로 다소 낮은편이었다

그러나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환상적인 물색과

낚시하는 꾼들이 한명도 없이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광주 지역 모 카페의 실시간 조행에 따르면

최근 오전낚시에 지렁이로 마리수 붕어를 만났다는

기쁜 정보도 있는 수로이다

일행들이 도착하여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자리를 정하고

장비를 설치하니 북서풍이 불어댄다

낚시꾼들의 정보가 얼마나 빠른지 수로에 제법 많은 꾼들이 자리한다

조과는 "정보와 타이밍이다"라는 말처럼

요사이 붕어 노지낚시는 정보 싸움이고

제 시간에 그 포인트에 도착하여 낚시대를 드리울 수 있는지가

조과의 관건인 것 같다 

앞쪽 부들 속과 언저리 그리고 먼 쪽 맨바닥에

굿바디 히트 2.8~4.0칸 낚시대 9대를 편성한다

뒷바람인 북서풍인지라 차로 바람을 막고

텐트없이 난로와 의자 온열매트만으로 전투낚시를 할 예정이다

붕어를 만나야 된다는 강한 마음이다

수심은 90cm 내외로 일정하고

바닥 밑걸림은 없고 부들만 조심하면 될것 같다

물색은 두말 할것 없이 완벽하다

이동후 자리 정하고 장비를 펼치느라 점심이 늦었다

시장이 반찬이라 삼겹살로 맛나는 점심을 해결한다

바람이 점 점 강해지지만

아주 작은 블루길 입질도 있고

멋진 찌오름에 6~8치 붕어가 간간히 나온다

해가 지는 저녁시간인데 꾼은 바쁘다

제법 큰 붕어를 만나고 싶고 작은 블루길을 피할 목적으로

바늘을 큰바늘로 교체하여 지렁이를 3마리씩 끼워 놓았는데

블루길 입질인지 찌오름은 있지만 헛챔질이 많다

오른쪽은 광주지역의 낚시 모임 일행인데

모두 열심히 밤낚시 중이다

몇 수의 작은 붕어를 더 만났고

정보에 의하면 아침낚시에 큰 붕어도 나온다고 하니

아침낚시를 위해 1시경에 잠자리에 든다 

5시에 차에서 찌를 바라보니 찌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나와서 보니 모든 찌가 부들속에 처박혀 있다

5대는 원줄 손상없이 회수 했지만 4대는 채비를 뺏겼다

아침낚시를 위해 4대의 다른 낚시대를 다시 편성하고

커피 한잔을 따뜻하게 마시면서

아침낚시를 한껏 기대한다

노지낚시 참 어렵다

어제 오후와 밤낚시에 작은 붕어지만 활성도가 좋았고

아침낚시에 호조황이라는 정보가 있어 내심 기대가 컸는데

전혀 입질이 없다

강진에서 이른 아침에 도착한 성제현 대표님도

낚시에 집중하지만 입질이 없어 당황하는 모습이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붕어낚시"

아니

"몇 시간전과 후가 다른 붕어낚시는 참으로 어렵다"

바람은 북서풍에서 남동풍으로 바뀌었다

약한 바람이긴 하지만 맞바람이라 눈이 시리다

"붕어도 안나오고 바람도 맞바람으로 바뀌니 난감하네"

누구일까요?

레박이(손태성)님이 일찍 도착했는데 낚시 자리가 마땅치 않아

꾼에게 직공채비 2개 빌리더니 청승맞게 앉아

수초 직공낚시중이다

 정보를 취득한 꾼들은 하나 둘씩 들어오는데

붕어가 빠졌든지 아님 입을 닫았던지

붕어를 낚는 사람은 없다

 오후 시간까지 한수의 붕어도 만나지 못한다

어쩜 블루길 입질도 뜸한가?

붕어 조과가 어제 오늘 다르듯

서산에 지는 해도 어제와 오늘 다르다

비록 붕어는 나오지 않지만

어제보단 멋진 석양의 모습이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붕어낚시도 정보화시대이다

오늘 이 수로에서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정도로 많은 꾼들이 수로를 찾아든다

수로의 찌불 향연이 양어장 수준일 정도로 대단하지만

밤낚시에 붕어는 아주 드물게 나오는 정도이다

미끼를 지렁이에서 옥수수와 글루텐으로 바꾸어

붕어를 유혹해도

포인트에 없는 붕어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 정도로 입질이 끊어졌으면 아마 내일은

전라권 출조 3차 목적지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원래 새로운 곳을 탐방하여 탐사낚시를 즐기는 꾼인지라

자리 이동은 귀찮은 일이 아니다

다만

현재 해남권의 조황이 좋지 못하니

꾼이 자리하여 낚시할 만한 마땅한 포인트가 있을지 모르겠다

밤사이 춥긴했나 보다

어제 경험으로 모든 채비를 걸어둔 낚시대는 이슬꽃이 피어있고 약간 얼었다

몇 수 되지 않는 작은 붕어는 얼어 죽지 않았는지

살림망을 들어보니 잘 견디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게"

아침 8시 부터 지렁이에 폭발적인 입질이라는 정보를

다시 믿어보고 싶다

해가 내리쬐면서 수온이 오를것이다

따뜻한 수온에 붕어가 움직이길 바래본다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되면

새로운 정보를 찾아 꾼들은 움직인다

벌써 많은 꾼들이 새로운 포인트르 찾아 자리를 떳다

꾼도 3차 목적지를 찾아 나서야 한다

6~8치 붕어 총 8수가 전부다

"그래도 얼굴 보여 주어 고마운 붕어다"

유일하게 어제 밤낚시에 재미를 본 나그네(윤창석)형님

7~8치 붕어 10수 정도는 한것 같다

 "새우에 찌가 쭈~~욱 올라와"

팔묜(권석구) 형님도 작은 붕어로 6수 정도 손맛을 보았다

꾼과 마찬가지로 붕어가 부들을 감아 채비 손실이 많다고

연신 투덜댄다

레박이(손태성)님의 익삭스러운 인증샷

꾼의 왼쪽에서 장대로 맨바닥을 노리더니

몇 수의 붕어를 만났다

3차 목적지를 찾아 나선다

황산면에 위치한 소류지에 도착하니 소류지가 너무 작고

이미 선점하여 낚시중인 분들도 4명이나 된다

할수 없이

성제현대표님만 촬영을 위해 자리하고

나머지 일행은 또 다른 소류지를 찾아나선다

일행들이 찾아온 또 다른 작은 소류지

마음에 드는 소류지는 아니나

내일 일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장거리 운전을 해야하고

내일 아침 비가 예보된지라 일찍 철수해야 할 것 같아

전라권 출조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한다

제방권이라 약간 맞바람이지만

하루밤 쉬면서 형님들과 소주 한잔하는 밤으로

여유로운 낚시를 즐기면 될 것 같다

낚시대도 굿바디 히트 6.0/5.5/5.0칸으로

모두 장대로 5대를 편성한다

전라권 마지막 밤을 육사시미에 소주 한잔으로 즐기고

여유로운 밤낚시를 짧게 즐긴다

새벽5시에 팔묜(권석구) 형님이 깨운다

"뭐가 내리니 장비 걷자"

간간히 비가 흩뿌리는 상태에서 장비를 빠르게 철수하고

자리를 정돈하여 소류지를 빠져나온다

 전라도 해남권으로의 겨울 물낚시 출조

혹자는 그런다

"붕어가 잘 나오지도 않는데 그 먼데까지 왜 가느냐?"

물론 동계시즌이니 물낚시 조황이 좋을 리 없다

어디 그것 뿐이랴

전라권이라도 결빙 상태도 일어나고 강풍으로 낚시 시간도 많지 않다

그래도 꾼들은 겨울 동계낚시의 메카인 해남을 찾는다

빈작, 결빙, 그리고 강풍 등의 악조건에서도

물낚시를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장거리 출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꾼들에게 한번 쯤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수초가 잘 어우러진 수많은 포인트를 탐방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겨울에 해남을 3번 다녀오면 봄이다" 

꾼의 12월 해남 출조는 빈작이었지만

1월과 2월에 또 다녀오리라 계획한다

아마 붕어는 2월달 출조에 날씨만 받쳐준다면

이른 산란 전인 해남 붕어를 만날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2020년 한해동안

일산꾼의 피싱 다이어리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올 한해동안 COVID-19를 비롯한 여러 어려움을 잘 이겨내신

회원님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다가오는 2021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삶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