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날짜 : 2017년 3월 14일 ~ 3월 15일.

장소 : 충주시 중앙탑면 입석낚시터.

충주 탄금호 입석낚시터는 여러가지로 좋은 기억을 가진 곳입니다.

처음으로 개인 낚시 장비를 마련하여 출조한 곳이기도 하고, 갈 때마다 늘 크던 작던 붕어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곳이기에 자주 다녀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평일 출조가 이번이 마지막일 듯 하여, 편안하게 낚시 할 수 있는 입석낚시터로 결정하고 출발합니다. 

제가 사는 송파구에서 입석낚시터까지는 1시간 10여분 정도 걸립니다. 위치상으로도 참 좋은 곳 같습니다.

출발하면서 군계일학 매장에 들러 전날 밤에 주문했던 군계일학 텐트를 픽업합니다.  텐트안에서 바람을 피하니 세상 좋았습니다. 오늘의 굿초이스였습니다.

도착하여 낚시터 주변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들러갈 생각입니다. 

오늘의 메뉴는 잔치국수 입니다. 주변을 검색해보니 국수집이 있습니다. 

"행복을 담은 국수".  멸치 육수에 담긴 따스한 잔치국수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국수를 먹고 낚시터로 오는 길에 탄금호낚시에 들러 일용할 양식과 헤드렌턴을 구입합니다.  탄금호낚시 사장님께서 며칠간 조황이 좋지 않았다며,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주십니다.  딸기도 하나 얻어 먹고 들뜬 마음으로 낚시터로 향합니다.

입석낚시터 입니다.  충주시 중앙탑면 탄금호에 위치해있는 입석낚시터는 조정지댐의 발전으로 하루에 수위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곳입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물이 빠질 때, 입질이 들어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이 들어오고 빠지기 때문에 찌를 여러번 올리고 또 여러번 내려야 해서 피곤하기는 하지만, 밑밥 준다는 생각으로 낮에는 천천히 편하게 쉬면서, 물이 빠지는 초저녁부터 집중하면, 멋진 붕어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총무님이 오늘은 3번 좌대에 내려주십니다.  붕어들이 아직은 조금은 깊은 곳에서 노는 것 같다면서, 건너편의 첨탑을 보고 치라고 조언을 해주십니다. 

여기서 입석낚시터 좌대의 팁 하나.

각 좌대들은 붕어들이 노는 곳에 위치되어 있는데, 좌대의 위치는 자주 변경됩니다.  좌대의 측면보다는 좌대 정면에서 낚시를 하시면, 붕어 얼굴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팁입니다. ^^

대를 편성 해봅니다.  왼쪽으로부터 3.2, 3.6, 4.0, 4.0, 3.8, 3.4, 3.2  총 7대를 첨탑을 기준으로 반으로 나누어 펼쳐봅니다.  나중에 왼쪽으로 3.6대를 한대 더 추가하여 총 8대로 입석의 붕어를 보기 위해 노력해봅니다. 

낚시대 모두 카본 2호 원줄에 스위벨 채비, 그리고 오월이를 달아 준비했습니다. 

바닥이 깨끗해서 양바늘로 공략하기로 결정.

오늘도 신페라 세트로 붕어를 유혹하고, 다이와글루텐3합에 마르큐 글루텐3번으로 준비합니다. 

'다이와글루텐3합+마르큐3번'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개인적인 징크스면 징크스인데, '다이와3합+마르큐3'을 양바늘로 달거나 합봉하여 던지는 것보다, '신페라 세트'와 '다이와3합+마르큐3'을 양바늘에 달아 던지는 것이 조황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바람이 많이 붑니다. 중간중간 바람이 쉴 때, 미끼를 달아 던져 넣다보니, 시간이 꽤 걸립니다.  미끼를 달아 넣고 텐트 안에 들어갔더니, 딴 세상입니다.

바람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이 좋은 걸 왜 그동안 안했는지 모를정도입니다. 

기상청 날씨를 확인해보니, 밤 늦게서야 바람이 잔다고 알려줍니다. 

흠.... 그럼 오늘은 일찍 자고 3시 정도부터 집중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알람을 맞춰 놓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물이 꽤 많이 들어왔습니다. 찌가 보일락 말락할 정도로 물이 들어왔습니다.

낮이니까 그냥 놔둬야지 하면서, 찌도 올려두질 않습니다. 몇번 오다 보니 게을러져 버린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

물결은 일렁이고 찌들은 그 끝만 보이는 와중에, 오른쪽 3.4대 찌가 슬그머니 고개를 듭니다. 

'응? 뭐지?' 하면서 챔질을 했더니만, 붕어가 나와줍니다. 시계를 보니 2:50분경 입니다. 이렇게 일찍 붕어 얼굴을 보다니.... 

멋진 얼굴을 가진 녀석입니다.

당당한 체구를 가진 25cm 가 조금 넘는 멋진 붕어입니다. 이곳 입석의 붕어들은 탄탄하게 잘 생겼습니다. ^^

이른 시간에 붕어를 만나다보니 조금 욕심을 내어 왼쪽으로 3.6대를 한대 더 추가합니다.  그 동안 바람은 점점 더 강해집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해가 집니다. 일찍 저녁을 차려 먹고, 저녁 시간을 노려봅니다.

캐미를 달고 본격적으로 시작해봅니다.

낚시 초기에는 주황색 전자캐미를 사용했었는데, 지난 낚시(원일낚시터)부터 초록색으로 변경했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보기도 편한 것 같습니다.

물위를 비추는 달빛 모습이 멋지게 느껴집니다. 낚시하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멋진 풍경이겠죠?

바람이 서서히 자면서 물결이 잔잔해집니다. 찌불빛이 선명해지니 더욱 더 집중 모드로 낚시에 임합니다. 

11:30.

낮에 생각지도 않았던 붕어 얼굴을 보여줬던 3.4대의 찌가 살짝 잠깁니다.

긴장의 순간, 심장은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올려주세요'를 간절히 바라던 그 순간.

찌가 스르륵 물속으로 잠겨버립니다. 

챔질.

오오. 묵직한 녀석의 힘이 느껴집니다. 

34cm가 되는 월척 붕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7년의 두번째 월척입니다.

개인적으로 입석 붕어의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 기존은 32.5cm 였습니다. 아흐, 좋은 밤입니다.

오늘 출조의 계획이 고민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집중한다가 오늘의 계획이었는데, 12시 전까지 생각지도 않게 월척을 포함하여 두 마리를 잡았습니다.

계속 할까?....밤을 세면 몇 마리는 더 볼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고민입니다. 밤을 세고 아침에 잘까.... 아니면, 지금 자고 3시에 일어날까.. 를 고민하다가, 기존의 계획대로 실행하기로 결정합니다.

자러 들어가기전 낚시대를 걷어둘까...? 생각해봅니다. 자동빵 생각에 또 욕심을 부립니다.

결국엔 대형 사고가 납니다. 낚시는 아무래도 자기 욕심과의 싸움인가 봅니다. ㅠ.ㅠ

12시가 조금 넘어 방에 들어가 잠을 잡니다.  꿈을 꿉니다. 누군가에게 쫓겨다니는 꿈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꿈 속에서 점프를 하면, 빌딩도 넘나듭습니다. 쫓기는데 신이 나서 도망을 칩니다. 이상한 개꿈입니다. 알람을 3시에 맞춰놓았는데, 도망다니는 꿈을 꾸다보니 그 전에 눈이 뜨입니다. 시계를 보니 2:30이 조금 넘었습니다. 2시간 조금 넘게 잤는데, 꿈 때문에 몸이 개운하질 않습니다. 창문을 열어 찌를 보았더니만.... 엉망입니다.

오른쪽에서 네번째 4.0대에 붕어가 걸렸는지 왼쪽 4대를 모두 다 감아놨습니다. 헐. 찌 5개가 옹기종기 모여 동동거리고 있습니다.

5대가 모두 감겨버렸습니다. 엉킨 줄을 풀어보려 하지만, 답이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5대를 모두 걷어 줄을 잘라냅니다. 욕심이 화를 불러버렸습니다. ㅠㅠ

그 와중에 달려 있는 붕어를 보고는 또 좋아라 합니다. ^^

오른쪽 3대만 불빛이... 왼쪽은 횡~합니다. 모든 계획이 틀어져버립니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 하면서도 실제 물앞에 서게 되면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사고가 나 버렸으니 이제 다음 번에는 욕심이 조금 줄어들기를 바래봅니다.

오늘의 교훈 1. : 욕심은 언제나 금물.

오늘의 교훈 2. : 준비는 언제라도 과하지 않다.

교훈2가 무슨 말이냐구요?

5대의 줄을 다 잘라내고 망연자실 하고 있는데, 예비 채비를 해 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모두 예비 채비를 한 것은 아니고, 4.0대 하나,  3.6대 하나에 예비 채비를 해서 맞춰 둔 것이 생각이 났지요. 원줄이 카본 3호줄이지만 찌맞춤까지 다 해 놓은 것이어서 두대 이지만, 쉽게 다시 던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낚시대마다 예비 채비를 맞춰 놓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시간이 흘러 흘러 어느새 새벽녘입니다.  총 5대로 아침까지 낚시에 집중해봅니다. 그 후에 3.4대에서 붕어의 얼굴을 두번 더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조행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3.4대 입니다. 아주 칭찬합니다. ^^

이번 조행의 결과입니다.

34cm의 월척을 포함하여 총 4수 입니다.

한밤중의 사고와 큰 일교차를 감안하더라도 괜찮은 조과라고 스스로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탄금호낚시에서 올려주신 조황 사진을 올려봅니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왠지 흐믓함에 미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좋은 경험과 멋진 붕어를 볼 수 있었던 낚시였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총무님이 4월에 아버님 모시고 내려오라고 하십니다.  

4월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가족과 함께 오겠다고 계획하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