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이번주는 어디로 가지?"

"형, 맨날 그렇게 고민하다가 꽝만치고 그냥 정한대로 가~~!!"

그렇습니다. 누군가 "나만믿고따라와~" 해주길 바라면서 이번주도 달려봅니다.

언젠가 한번 가자고했던 천수만.... 조황을 체크합니다.

가장 만만한(?) 성사장님께 전화를 드립니다.

"천수만? 갈마수로? 근데 거기는 안나올껄... 그냥 그래도 가면 앉아봐요."

"사장님 혹시 봉락수로는 어떨까요?"

"자리가 없을껄... 있으면 거기 앉아요."

"ㅡㅡ;;"

영양가가 없습니다. 동영상보다 더 노~~멀한 이야기만 해주시네요.

서산에서 가장 유명하신 성사장님 친구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000수로가 잘나오니 그리 가봐요."

"혹시 봉락이나 갈마는 어떨까요?"

"추워져서 별로일껄..."

동생과의 기나긴 가족회의 끝에 그냥 갈마로 가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어라? 봉락수로가 생각보다 한산합니다. 머지?"

"그냥 여기 눌러 앉자"

봉락수로 일명 "선한사상가포인트"입니다.

소나무아래 텐트를 치고 바로 앞에서 낚시할 수 있고...

제가 가장 좋아라하는 갈대가 듬성듬성... 구멍찾아 넣을 수 있는 그런 포인트..

(그러나 소나무 아래에 누가 베니어판과 박스로 바닥을 다져 놓았더라구요. 일단 다음 분도 사용하실 수 있어서 대충 정리만 했습니다.)

차세우고 몇발자국 내려가면 바로 포인트... 이곳이 비어있다니요...

"고기가 안나오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 갑니다.

본부를 짓고, 대를 널어 봅니다. 우리 형제가 가장 좋아하는...

뒤에 텐트치고 앞에 큰 파라솔 속에 둘이 쏘옥 들어가 낚시하는 그런 포인트입니다.

요즘 받침틀이 없어서 이것저것 가져다 붙여서 만들어 9대를 펴 봅니다. (누가 받침틀 좀 분양해주세요. ㅠ.ㅠ)

그 흔한 좌대도 발판도 없이... 이렇게 9대를 구멍마다 널어 봅니다.

48(뽕치기), 44(봉치기), 34(뽕치기), 22, 32, 40, 24, 36, 27 9대를 구멍찾아서 편성합니다.

한곳에던지기는 다대 같은거 안합니다.

노지를 나와도 4대~~!! 32, 24, 28, 28 딱 4대만 편성합니다.

지렁이를 넣으니 바로 입질이 옵니다. 5치.... 흐음...

여기 천수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니 봉락수로는 씨알이 잘게 들어옵니다.

"앗~!! 새우를 사올껄... ㅠ.ㅠ" 후회가 밀려옵니다.

잔챙이 20마리쯤 잡았나요? 저녁상을 폅니다. 텐트안에서 간단하게 포장해온 해장국을 보글보글...

사실 해장국이 아니라 "내장탕"을 포장해 달라고 했는데 해장국을 버젓이... 흐음...

여러번 보셨겠지만 제 동생입니다. 한곳에 던지기...

이날은 한곳에 던져서 대박을 쳤습니다. 그 작은 수초구멍에 밤에도 쏙쏙 잘 집어 넣더라구요. ㅎㅎㅎ

인생 머 있습니꽈~~~!!!!

"형, 조행기 올릴꺼야?"

"고기잡으면..."

"그럼 좀 노멀하지 않은 사진도 직어야지..."

제가 입은 붉은색 옷은 절대 어머니의 내복이 아님돠...

내복이 아닌데... 내복이네요.. 이렇게 보니까.. ㅎㅎㅎ

잔챙이에 시달리다가 밤이 되니 더 멋지게 찌가 올라옵니다.

맨 우측 28대에서 수십마리 잡아내더니 드디어 월척...

32.8cm... 천수만에서는 작은 사이즈이지만 이날 잡은 고기중에 최대어입니다.

얼마전 용설지에서 계측자를 빠트려 줄자로 재봅니다.

제 동생 기록갱신.... 그동안 평택호에서 잡은 31.5cm였는데 드디어 32.8cm를 잡네요...

조금씩 커지는게 맛인데... 좀 커졌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잔챙이 20여 마리와 턱걸이 몇마리 잡고 딥슬립합니다.

새벽장은 건너뛰고 아침 9시에 일어납니다. 추웠어요. ㅋㅋ

저도 33센치정도 되는 녀석을 뽕치기로 올렸습니다.

"많이 들었어?"

"몰라 형. 근데 많기는 많다. ㅎㅎㅎ"

낚시대 정리하고 몇마리나 잡았나 확인합니다.

잔챙이 버리고 넣고를 반복해서 60여마리 잡았는데

제가 봐도 많습니다. 노지인지 양어장인지...

한마도 안나오다가 사짜 한마리 올리는 낚시도 재미있지만...

밤새 찌올림 보면서 작을지 클지 기대감에 챔질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턱걸이 들이 몇마리 보이네요. 정말 4치부터 33cm되는 녀석까지 다양합니다.

신기한 수로입니다. 이렇게 사이즈가 다양할 수도 있나?

남들처럼 줄도 세워 봅니다.

"형 근데 줄세우는거 횜드네"

"그냥 그정도만 해라 계속 도망가는데..."

사진도 찍어 봅니다.

우워월처어억 7마리...

모두 방생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방생하면서 시간 오래걸리는거 오랜만입니다.

낚시가 그런건가봅니다.

"그냥 정하고 떠나고, 그리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것..."

옆집 아저씨도 정리하고 떠나시네요. 5박을 하셨다는데...

월척도 몇마리씩 잡으셨나 봅니다.

한우는 홍성이죠...

가다가 한우 육게장과 육회비빔밥을 먹습니다.

이런건 우리 유비엉아가 좋아하는데...

담에는 몰라 보쌈을 해서라도 끌고 와야 겠습니다.^^

이렇게 천수만 봉락수로에서의 일박을 마칩니다.

기대했던 것 보다 더 즐겁고 신났던 낚시.... 골고루 나와주어서 더 재밌었던 낚시...

턱걸이도 7마리나 잡아서 더 즐거웠던 낚시...

무엇보다 얼마전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가 어복을 내려주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출조때는 아버지 쓰시던 낚시대 한대를 옆에 같이 펴 놔야 겠습니다.

천수만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듯 합니다.

이번주 가실 곳 없으시면 봉락수로 "선한사상가"포인트를 한 번 노려보세요~

자세한 포인트 설명, 수심, 대편성, 미끼운용, 입질시간대 등은 댓글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조행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