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어장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의 첫 주말!

사무실 선배님 두 분과 함께 가을을 만끽하러

서산 덕송지 수상 풍차 낚시터로 낚시여행을 떠났습니다.

덕송지 상류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지난 1월에 와 보고서는 처음입니다.

그때는 눈이 와서 더욱 멋진 풍경을 보여 주었는데요.

그때 찍었던 사진이 붕어삼국지 2월 호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단풍이 물든 덕송지는 겨울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 줍니다.

주차장도 많은 차들을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주차를 하면 이런 부교를 들어 가야 좌대까지 가게 됩니다.

풍차와 가을 단풍이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연상시킵니다.

낚시 짐은 골프 카트에 실어서 좌대까지 운반을 해 줍니다.

오늘 저희가 낚시할 좌대에 들어왔습니다.

넓은 실내에 석유난로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석유 한 통은 무상으로 제공됩니다.

실내가 창문으로 되어 있어서

낚시하는 자리만 창문을 열고 낚시하면 됩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보니 펜션처럼 편리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식탁과 냉장고 그리고 커피 자판기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싱크대도 있는데 온수가 나와서 겨울에도 설거지 하기에 손이 시리지 않습니다.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역시 온수가 나오는데 온수의 양은

제한적이라 여러 가족이 사용을 할 때는 온수량을 감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좌대가 수세식 화장실은 아니고 거품식 화장실인 좌대도 있습니다.

방도 무척 넓어서 가족이 사용하기에 충분합니다.

덕송지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준비를 해 와야 합니다.

대부분의 출조객들이 음식을 준비해 와서 식사를 해결하는 편입니다.

이런 곳에서 음식을 시켜 먹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아까운 곳인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 출조한 선배님입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25년 넘게 같이 근무해서 정이 많이 들었는데

다음 달인 12월에 정년퇴직을 하신다니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역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선배님이신데

두 분은 입사 동기로 6개월 차이로 내년 6월에 정년퇴직을 하십니다.

형, 동생처럼 지냈던 두 분이 떠나고 난 빈자리가 너무나 클 것 같습니다.

그래서 퇴직 전에 함께 여행을 가자는 선배님의 제안으로

작년 1월부터 졸업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적금을 부어

10월 26일부터 일주일간 베트남 다낭, 호이안으로

두 선배님과 후배와 함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30칸 두 대와 32칸 두 대 등 총 네 대를 편성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단풍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일찍 도착을 해서인지 우측 좌대에는 아직 손님들이 차지 않았지만

나중에 속속 좌대가 만석이 되었습니다.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라고 합니다.

낮이라 그런지 잔챙이 붕어들이 찌를 쭉 올려주며 나옵니다.

찌 맛을 충분히 보고는 잠시 낚시터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러 나갑니다.

길가에 핀 화사한 꽃들이 가을이 무르익었음을 말해줍니다.

황화 코스코스의 꽃 봉오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도 마치 해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낚시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이곳을 찾은 출조객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좌대로 비추는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가족과 함께 온 어린아이들이 귀여워서 사진 한 장 찍어 주었더니 멋진 포즈로 응답하네요. ㅎㅎ

열심히 찌를 바라보는 한 조사와 그 뒤에서 담소를 나누는 한 무리의 출조객이

인상적이어서 카메라 셔터를 저절로 누르게 됩니다.

창 너머로 들어온 햇살만큼이나 분위기가 정겨워 보입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동기동창생이라고 하는데 낮부터 술잔을 부딪히며 정을 나누고 계시네요. 문득 강화에 사는 제 고등학교 동창생이 생각이 났습니다.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어 드렸는데 오늘 같은 우정 영원히 변치 마시길 바랍니다.

덕송지 수상 풍차 낚시터는 사장님께서 미대를 졸업하셨다는데 직접 디자인을 했다고 합니다.

특허출원까지 마쳤다고 하는데 낚시터도 점점 진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풍차가 있어서 더욱 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한 바퀴 산책하듯 돌아 보고서는 일찍 저녁식사를 합니다.

두 분의 선배님을 위해 제가 한우를 준비했습니다.

한우에 소곡주를 반주 삼아 한 잔 합니다.

두 분과 함께 같이 생활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퇴직 후에도 가끔씩이라도

물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두 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빌어 봅니다.

채집망을 담갔더니 튼실한 새우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새우를 까서 미끼로 썼더니 씨알이 조금 굵은 게 나옵니다.

하지만 늦은 밤에도 월척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새벽 2시경 잠을 청했습니다.

덕송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덕송지 수면을 수놓으니 몽환적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저희 우측의 조사님도 새벽장을 보려고 나오셨네요.

햇살이 비추더니 물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옅은 물안개와 앞산의 단풍이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줍니다.

아침 해가 서서히 떠오르면서 나무 사이로 멋진 빛 갈림을 보여 줍니다.

하룻밤 낚시에 모두들 힐링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찌를 바라보며 피우는 한 대의 담배가 꿀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담배를 끊었지만 저 역시 한 때는 찌를 바라보며 피우는 담배 한 개비가

너무나 좋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마침 동창생끼리 오셨던 분들 중에 여 조사님이 붕어 한 수를 걸어 내시네요.

역광으로 보이는 수상 좌대의 풍경이 평온해 보입니다.

선배님께서도 한 손에는 떡밥을 교체하면서도 시선은 다른 찌에 가 있으시네요.ㅎㅎ

입질을 하는 건지 낚싯대에 손이 가 있습니다.

물가에 비친 반영도 멋진 것 같습니다.

잔 씨알의 붕어는 방생하고 각자 잡은 붕어 중에 가장 큰 놈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토종 붕어가 조금만 더 컸으면 좋았을 텐데요.

새우를 먹고 나온 준척 급 붕어를 들고 저도 포즈를 취해 봅니다.

비록 월척 급 붕어는 만나지 못했지만 두 분의 선배님과 함께

월척 이상의 멋진 추억을 만들었기에 마음만은 풍요로운 낚시 여행이 되었습니다.

 추억의 책갈피에 한 편의 추억을 남기고 덕송지를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