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어장

군계일학 충청지부 한결아빠입니다.

2021년 새해를 맞이하고 낚시인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인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기다리고 기다린 봄이 성큼 다가 왔음을 느낄 정도로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출조한 경기도 포천 쌍방죽낚시터에서 아직까지도 물가에서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과하고

드디어 봄이 왔구나!!! 붕어들의 활성도가 높아졌구나!!!

하는 확신이 들 정도의 결과를 얻게 되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2020년 12월 중순 이후로도 시간이 될 때면 매번 낚시터로 출조하였으나,

10연속 꽝!!! 이라는 처참한 결과에 망연자실 하던 때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얻은 결과로써,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출조했었던 어느 날보다 더욱 더 뜻 깊은 날이 된 출조였습니다.

군계일학 사이트에는 처음으로 작성하는 조행기이므로 편한 마음으로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낚시 조행기보다는 이날 있었던 사연에 따른 스토리식으로 작성된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낚시에 대한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 그리고 그간의 서러움을 떨쳐 버리고자 하는 노력으로

일궈낸 경기도 포천 쌍방죽낚시터 조행기 시작하겠습니다~

2021년 02월 25일 (목) 새벽 5시가 넘어서 출조 준비를 시작합니다.

천안에서 출발이라 아침 출근 시간대를 피해서 가고자 부랴부랴 준비를 서둘렀으나,

역시나 서울행 방향으로는 언제나 차가 막힙니다.ㅠ

왕복 290키로 장거리 출조~ 하~ 멉니다.

기대반, 걱정반 마음으로 차에 오르니 어느덧 오전 9시쯤 쌍방죽 낚시터에 도착합니다.

사장님께 그동안 조황 상태도 여쭤보고 따뜻한 커피 한 잔도 하고,

미리 예약해둔 2인 좌대 14호실로 향합니다.

다행히 출조한 주 중부터 관리실 건너편 4인좌대 라인에서 붕어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말씀을 들으니

좌대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좌대 사진이 없는 관계로 종전 출조 시 찍어 놓은 사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좌대 입실 후 오늘 낚시할 컨셉을 정한 후 채비 준비를 합니다.

간단히 낚시 정보 설명 후 이어가겠습니다.

☞ 출조일 : 2021.02.25 (목) ~ 2021.02.26 (금)
☞ 출조지 : 경기도 포천 쌍방죽낚시터 2인 좌대 14호실
☞ 낚시대 : 3.2칸 쌍포 시작 → 3.2칸 외대로 변경
☞ 채비 : 원줄 모노 1.5호 / 일당백 中 / 스위벨 3호, 기둥줄 18cm / 바늘 4호, 목줄 6cm
☞ 찌맞춤 : 찌탑 한목에서 쇠링 추가 케미꽂이 딸깍 맞춤
☞ 미끼 : ① 집어제 - 어분 2종 150cc+보리 2종 200cc+첨가제 2종 50cc+물200cc+확산성집어제 100cc 코팅
                          (집어제 풀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물양을 줄이고 보리 계열 비율을 높혔습니다.)
            ② 먹이용 - 어분 2종 150cc+보리 50cc+어분 글루텐 50cc+물150cc
                          (먹이용 떡밥 사용은 손물로 물성 조절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채비 준비를 마치고 나서 보니 바람 한 점 없고 기온도 적당하니 정말로 최상의 조건에 날씨였습니다.

준비가 끝났으니 집어를 시작하려고 하는 찰나,

왼쪽 낚시터 정면 낚시대 기준으로 볼 때 위치상 2.9칸으로 투척 지점 수면에 무언가 눈에 띕니다.

처음에는 붕어 한 마리가 떠 있는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물 속에 쇠파이프가 박혀 있습니다.

하~ 어찌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심니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쇠파이프 하나가

정말로 신의 한수가 되었습니다.

좌측으로 틀어서 하기에도 애매하고 쌍포를 벌리자니 집어군 형성에 너무 취약해지고,

오른쪽으로 틀자니 같이 동행한 후배 자리하고 겹치고 정말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집어 시작합니다.

집어 시작과 동시에 건너편 1인 좌대 한 자리에서만 붕어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 계속 나옵니다.

- 나와도 나와도 정말 너무 잘 나옵니다.

- 부러웠습니다.

저의 집어는 100cc... 200cc... 계속 들어갑니다.

제가 집어하는 동안에도 건너편 조사님은 계속 잡아내십니다.

이 시기에 20수 이상을 순식간에 잡어내는 걸 보니 저의 마음은 조급해 졌지만,

붕어 활성도가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집어를 계속 이어갑니다.

좌측 물속에 박혀있는 쇠파이프를 최대한 피해 투척을 하는데

수심 찌탑 높이가 어느 지점에만 들어가면 좌측 낚시대 수심 찌탑 높이가

반목에서 한목이 더 들어가게 차이가 납니다.

우측 낚시대 투척 위치에는 찌탑 변화가 없는데 말입니다.

일단은 무시하고 집어를 이어갑니다.

20분~30분 정도 되었을까요? 저에게도 첫 입질 왔습니다.

히트~!!! 첫 수 합니다.

그러나 포천권 향붕어들을 너무 만만히 보았습니다.

첫 수와 동시에 채비가 우측 낚시대와 엉켜버립니다.

채비를 풀고 다시 낚시를 이어갑니다.

첫 수 후 다시금 입질이 없습니다.

- 계속 투척합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입질이 왔습니다.

히트~!!!두 번째 붕어가 올라옵니다.

그런데 또 채비가 엉켜버렸습니다.

- 힘이 엄청납니다.

또 다시 풀고 낚시를 이어갑니다.

이번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옵니다.

히트~!!! 세 번째 붕어가 잡혔습니다.  

이번에도 또 채비가 엉킵니다.

제가 제압을 못 하는 건지 향붕어 힘이 너무 좋은 건지 의문이 듭니다.

채비를 풀면서 갑자기 문뜩 생각이 납니다.

- 입질 들어온 포인트...

- 투척한 포인트...

- 좌측 낚시대에서만 입질이 들어온 상황...

머리 속이 하얘집니다. 설마... 설마...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쇠파이프. 신의 한수가 이거였습니다.

혹시나 하고 어떻게든 반목에서 한목 정도 찌탑이 들어가는 포인트에 넣어봅니다.

거짓말처럼 그 포인트에서 입질이 들어옵니다.

히트~!!! 4수~ 5수~ 6수~ 7수~

순식간에 4마리를 잡아버립니다.

헉!!! 머리 속이 더 하얘집니다.

일단 정신을 추스리고 낚시 시작 2시간 동안 7수 후 허기를 달래러

점심을 먹고 다시 낚시를 시작합니다.

오후 14시 이후 부터는 간간히 우측 낚시대에도 잔입질이 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잡히는건 90% 이상 오로지 좌측 낚시대에서만 해당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포인트에 넣기만 하면요.

오후 17시 전에 20수를 찍으면서 한 번더 채비가 엉킵니다.

사이즈가 엄청납니다.

채비를 풀면서 가설을 세우고 기준을 정합니다.

과감히 우측 낚시대를 접고 외대로 쇠파이프를 기준으로 붕어 입질이 확실하게

들어오는 그 포인트에 투척하기로 결정합니다.

- 통했습니다.

- 힘들었습니다.

- 한 지점에 넣기 너무 힘듭니다.

그래도 들어가기만 하면 나옵니다.

- 신기합니다.

- 알 수가 없습니다.

해 지기 전에 6수 추가하고 30수를 바라봅니다.

해가 지고 깜깜해지니 쇠파이프가 안 보입니다.

다시금 기준을 정면에 보이는 1인 좌대 한 지점을 두고 투척, 또 투척합니다.

하지만 저녁부터는 헛챔질이 많아지고 입질이 많이 까다로워집니다.

일단 쇠링 대자를 추가하고 입질 표현에 대하여

해지기 전까지 잡은 붕어를 토대로 챔질 타이밍을 정하고 낚시에 임합니다.

- 통했습니다.

입질도 한결 깔끔해지고 후킹도 잘 되었습니다.

이날, 입질 표현은 3가지 정도로 크게 나타났는데 다시금 기준을 정하고,

챔질 타이밍을 알고 나니 이때부터는 낚시하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일단, 저녁도 거르고 본격적으로 붕어를 잡아내기 시작합니다.

밤 9시 전에 50수 넘깁니다.

이때부터는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

- 무리를 해서라도 계속 잡을 것인지...

- 몸 생각을 해서 휴식을 취할 건지...

솔직히 포천권 향붕어 상대로 30수를 넘어갈 즘 팔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밤 9시 반까지 56수를 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합니다.

저녁겸 야식으로 치킨과 맥주 한 잔 하고 나니,

아침 6시까지 깨지도 않고 숙면에 취합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해가 떠오를 무렵 사진 한 장을 남깁니다.

좀 있으면 철수 준비를 해야할 아쉬움에 전날 포인트로 정해둔 지점에 투척해 봅니다.

몇번 투척도 안했음에도 붕어가 나옵니다.

- 포인트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 한 번더 던져 봅니다.

- 또 나옵니다.

낚시를 시작한 지 12년 째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 신기해서

아침부터 멍~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2수를 추가하고 58수를 찍고 나니 날이 환해지는 시점에 사장님께서 조과 확인하러 오십니다.

사장님께서 조과를 확인하고 나시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동안 겨울 물낚시 운영하시면서 붕어가 너무 안 나와서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였다고 합니다.

저도 인증샷을 남기고 붕어들의 안식처로 돌려 보내 주었습니다.

철수 준비 전 살림망을 말릴 동안 다시 한 번 또 그 포인트에 투척해 봅니다.

- 붕어 나옵니다.

포인트 지점 물 속에 붕어가 바글바글 한 가 봅니다.

- 한 번 더 던져 봅니다.

- 또 나옵니다. 

이렇게 마지막 붕어를 끝으로 철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낚시함에 있어서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출조일이였습니다.

역시나 마음을 비우니 이런 좋은 일도 생기나 봅니다.

그동안의 10연속 꽝에 대한 서러움과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문뜩 누가 말씀하셨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런 글귀가 생각 났습니다.

"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

이상. 경기도 포천 쌍방죽낚시터 조행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P.S : 상기 내용은 출조 당일 저를 기준으로 상황에 맞추어 진행한 결과에 대한 내용으로 그날그날 여건 및

         낚시 하시는 분에 따라 언제든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