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지난 겨울부터 이번 산란기까지 

개인 사정으로 낚시를 못하다가

4월 들어서는 카페 시조회에 참석하는 등

물가를 찾았지만 

손 맛이 그리워 

물미 낚시터로 2박3일 출조를 떠납니다. 

독조.  

요즘 유행하는 말로 바꾸면 "혼낚".

오래만에 떠나는 나홀로 낚시.

"물미"

홍천강 끝자락에 위치해서 물미라고 하며,

청평댐이 세워지기 전에는 배나 뗏목으로 서울과 춘천을 오고가는

나루터로 이용되던 곳이라고 한다.

4년만에 와보니 

굼취 (강 주변에 땅으로 둘러 쌓인 곳) 일원은 모두 낚시 금지.

점점 낚시할 곳이 없어지고 있다는 아픈 현실.

아래 지도에서 빨간 점으로 표시된 곳만이 낚시 허용 구역.

말하자면 물미낚시터 식당 주인의 사유지에서만 낚시가 가능하다.

아무튼 7월 중순경에는 물미 연꽃 축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한번 와볼만 할 것 같다.

연꽃 핀 모습이 장관을 이룰테니 말이다.

<< 2013년 9월 사진 >>

식당 앞 마당 포인트 모습.

<< 2013년 9월 사진 >>

포인트 선정이 붕어 얼굴 보는데 

중요한 요소인지라 심사숙고. 

본류쪽 방향으로 대편성 중인 조사님.

저는 본류권 방향과 정반대 포인트에 대편성.

수심이 1m 내외로 60cm 내외인 본류권보다 깊은 곳.  

처음 9대를 편성하였으나 철수 시에는 6대만 남았으니...^^

 터가 세다는 이곳 물미 낚시터.

명불허전(?) ...

월요일에도 많은 조사님들이 들어 오시고.

이제는 평일 낚시도 날짜 선택을 잘해야 하는가보다.

홍천강 본류 샛수로.

아주 짧은 수로인데 물미 안쪽에 있는 수상레져 센터에 

주차를 하고 약 200m 정도 걸어가야 한다. 

다가가보니 노조사 부부께서 밤낚시를 하셨는데 

조그만 붕어 몇 수 하셨단다.

자그마한 동산 너머 포인트도 예전에는 좋았으나

이제는 낚시 금지.

아무튼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메뉴에 있어서 올라가니 

폐가와 같은 모습.

영업을 안한지 오래 된 것 같다.

이곳이 민간 소유라면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이곳을 

잘 활용할텐데 ...

첫날 밤. 

 25 cm 정도 물이 차올라서

이곳 돌다리가 물에 잠길 것을 모르고 나가다가

발목까지 물에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 ...^^

2박3일의 일정은 어떻게 보내야할까?

첫날에  최고의 집중을 하는 것이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이틀째보다 나을 것이고

입질 시간 파악하기도 용이할 것이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ㅠㅠ 

 잉어가 산란을 시작하는 날이어서

밤새 물 뒤집는 소리. 

 원래 잉어 산란기는 온도가 20도 전후가 되는 

5월부터 시작인데

올해 날씨가 더워서 조금 일찍 시작한 것 같다.

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부터 

아침 낚시 시작.

5시 30분쯤

왼쪽에서 두번째 3.8칸대의 찌가 중후하게 올라온다.

몸통까지 올렸을 때 챔질.

랜딩에 성공한 홍천강 강붕어.

이녀석을 보니 행복 호르몬이 내 몸을 도는 기분이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만난 붕어인지라 

더욱 반가웠던...

그러고 보니 오늘이 4월 25일.

네팔에 머물던 2015년 4월 25일 아침에

발생한 진도 7.8의 강진에 속수무책이었던 날.

에베레스트 트레킹도 하고 좋기만 했는데,

느닷없이 굉음이 울리면서 

몸 가누기가 어려울 정도로 땅이 울렁거리는데

아 !!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고.

집 들어가는 골목길 모습.

네팔인들과 섞여서 밤을 보냈지만

계속되는 여진에 놀라서 잠을 잘 수가 없었으니.

여진의 규모도 강력한 것은 진도 6.9 와 진도 7.3 

더구나 새벽부터 세차게 쏟아지는 비에 쩔쩔 매고.

아무튼 해피 엔딩이어서 이런 글이나마 쓸수가 있지만

그당시 현장에서의 절망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2년이 지나갔지만  

아직 지진 트라우마가 있어서 약간의 흔들림에도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는 ...ㅠㅠ

 네팔 지진 7.8의 파괴력은 

지난번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5.8의 파괴력보다

1,024배가 더 세다.  

평생 잊지 못할 네팔 대지진.

물미 식당 반대편에서 본 정경.

이곳도 낚시 금지.

 둘쨋날 밤.

다시 한번 집중을 하여 보았지만 헛수고. 

아침 식사를 하러 일찍 나온 백로의

배스 치어 사냥에 성공한 모습.

이곳 물미 낚시터는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청평댐 방류을 시작하는 

6월 15일부터 낚시를 못하다가 

담수를 시작하여 물이 차오르는  

추석 전후부터 

다시 낚시가 가능하다.

"혼낚 2박3일"

단 한번의 입질을 놓치지 않고

물미에서 

힘 좋은 강붕어를 만난 추억을 뒤로 하고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