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엊그제인 8월 18일 (금요일)

춘천에서 열리는 당구 대회도 구경하고

낚시할 곳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간단히 챙겨서 길을 떠납니다.

사실은 전날 지인으로부터  

요즘 화천 쪽에 고기 잘 나오는 곳이 있다고 들은 말이

계속 머리속을 맴돌기에 만든 핑계인지도 모릅니다...^^

춘천 호반 체육관에서 열리는 당구 대회.

당구대가 무려 50여개.

볼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조명우 선수의 8강 시합이

오전 10시부터 예정되어 있기에 부지런히

달려서 도착합니다.

 8강전을 치루는 모습.

눈매가 자못 날카롭습니다.

도구를 들고 하는 당구, 테니스, 골프 등은 

자세가 중요한데 

선수들의 모습을 벤치마킹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8강전이 끝나서 낚시터를 가려고 나오다가 마주친 조명우 선수.

이제 19살로 얼마전에 

FC포르투 당구팀(3쿠션)에 입단하였는데 

클럽에서는 세계 1위 산체스를 이을 선수로 키운다는 계산을 한다고 합니다.

8강전 승리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우승하기 바란다는 말을 전했는데

나중에 뉴스를 보니 우승을 하였습니다..

역대 성인 당구 최연소 우승 기록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성원합니다.

그리고 달려간 곳이 화천에 있는 낚시점.

현재 화천 지역 노지에서는 낚시할 곳이 없고

주로 좌대 낚시만 한다고 합니다.

다시 춘천으로 나오는 길.

우연히 찾아 들어간 동구래 마을.

춘천-화천 국도에서 길을 따라서 끝까지 가면

이렇게 넓은 주차장이 나옵니다.

그리고 볼 수 있는 동구래 마을 표지석.

‘동구래마을’이라는 정감 어린 이름은 ‘동그란’에서 유래되었으며, 

생명의 시작인 씨앗과 꽃을 상징한다고 한다. 

10여년전에 한 개인이

 백두산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가져온 야생화 씨를

   뿌리고 '동구래마을'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름이 마을이지 주민은 촌장 1명에 

400여 종의 야생화가 전부랍니다.

10월에는 야생화 축제가 열리는데 

기회가 닿으면 가볼 생각입니다. 

동구래 주차장 앞에 있는 섬(?).

부교 형식의 간이 다리가 있어서 건너는데 문제가 없지만 

섬은 섬입니다.

이름이 어디에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앞으로 "동구래섬"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주의할 사항이 무엇이 있는지

경고문을 읽어 보는데 

매우 합리적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후  책임 논란 소재를 벗어나기 위하여

"이곳은 낚시 금지 구역입니다" 라는 

현수막 또는 팻말을 세워 놓는데 화천군은 다릅니다.

역시 산천어 축제 등을 주최하는 지자제 답습니다.

규모면에서 비교는 안되지만

제주도와 차귀도를 보는 느낌입니다. 

동구래섬 왼쪽에  

2.8칸부터 4.0칸까지 8대로 대편성을 마침니다.

동구래섬 오른쪽에서 장어 낚시를 하는 현지민 청년들.

장비가 소박하니 정감이 갑니다.

제 자리 오른쪽에는 마름이 밀생하여 있는데

약간의 작업을 하면 한두명 정도 자리가 더 나올 것 같습니다.

높이 877미터 용화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물. 

높이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우리나라 100대 명산중의 하나입니다.  

계곡에서 쓸려 나오는 토사로 인하여 

섬 오른쪽은 매우 얕고 

너무 찬 물이 유입되어서 대낚시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대편성을 마치고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를 하니

한방에 더위가 가시는 기분입니다.

댐 건설 이전에는 금광이 여러곳 있던 곳인데 

지금은 1개를 제외하고는 수몰되었다고 합니다.

다리 왼쪽부터는 트레킹 코스.

동구래 마을 주차장에서 연꽃마을 (건넌들)까지는 2.4 km

북한강을 끼고 걷는 경치가 좋고 

햇빛이 들지 않아서 걷기에 편안할 것 같습니다. 

연꽃마을까지 가는 트레킹 코스. 

이곳이 동구래마을 입구.

안쪽에는 쉬어 가기 좋은 정자가 있습니다. 

춘천에 사는 50년지기 친구가 치맥을 들고 위문.

간단히 돗자리 위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면서

세상 살았던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그리고 세상 살아갈 이야기를 나눕니다.

친구는 밤 10시 무렵 돌아갑니다.

비록 

첫번째 입질 타임을 흘려 보냈지만

그것이 대수이겠습니까?

친구, 건강하시게 !!!

하늘의 반은 별이 보이고 

나머지 반은 구름이 껴 있는 날씨.

비는 오지 않는데 마른 번개가 칩니다.

얼마나 먼 곳에서 치는지 천둥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이날 밤.

생각보다 빠르게 물이 차서

총 3차례 후퇴를 하는데 

나중에는 후퇴할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본의 아니게 의자만큼은 70년대 스타일로

돌맹이에 걸터 앉아서 밤을 새우고 ...^^

이제는 

 패딩 점퍼를 입지 않으면 밤의 한기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아침 낚시에 주력해 보려는데 

일찍부터 어부들의 작업이 시작되고,  

 스피드를 즐기려는 보트의 파워 질주도 있고,

배스 낚시를 하는 사람들 .

이곳은 분명 고기가 있는 곳인데

다만 저에게 인연이 닿지 않았을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철수합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들려본

연꽃 마을.

아름다운 연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진흙탕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고 

흙탕물이 묻지 않는다는 연꽃처럼 살고 싶은데 ...

이번 여름은 낮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어 

주로 1박2일 낚시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밤을 새우거나 새우다시피 하고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 없는 것 같습니다.

날씨도 많이 누그러져 앞으로는 적어도 2박3일 

낚시를 다닐 생각입니다.

첫날 밤을 새우더라도 

다음 날 낮에 잠을 잘 수 있도록 ...